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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2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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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올 8월 9일 파킨슨 병에 걸렸다는 진단을 받았다.

몸의 이상 징후로 아들(외과 의사임)이 염려와 함께 신경과 진료를 권했기에 막상 진단으로 인한 충격은 아무것도 모른 채 받은 다른 사람들보다는 훨씬 덜 했던 것 같다.

파킨슨 진단 이후 내 생활과 마음은 이전과는 아주 많이 달라졌다.

그동안 나는 아주 열심히 성실하게 내게 주어진 인생을 최선을 다해 질주해 왔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결과 비록 적은 부분이지만 다른 사람들도 부러워하고 내 자신도 만족할 만한 성공도 있었다고 생각된다.

4년 전에는 대학 시절부터 함께 했던 정말 좋은 친구들과 함께 살 전원주택을 지어 이사를 했고, 2년 전까지 30여년 근무 해 온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내가 원하는 시간에 맞춰서 퇴직도 했다.

남편 아들 며느리, 내게 속한 모든 사람들은 내 뜻대로 움직여줬고 나는 거의 모든 것에서 마음먹고 노력 하면 안 될 것이 없는 줄로 알고 살아 왔다.

이런 나에게 찾아 온 반갑지 않은 이 손님은 달리는 것만이 능사인 줄 아는 내 인생에 STOP 사인을 보내 왔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멈추게 되었고 며칠간을 혼란 속에서 보냈다.

 

친구가 한권의 책을 선물했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이다.

내용보다는 오히려 한 줄의 책 제목이 내 마음을 끌었다.

멈출 줄 모르고 달리던 내 인생을 멈추게 하신 하나님.

나는 당신이 내게 주신 잔이 어떤 것이라 하더라도 그 잔을 받을 수밖에 없는 자임을, 멈춰진 후에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크게 부풀어 있던 내 모습이 실상은 이렇게 작은 것임이 드러났는데 나는 오히려 은혜 안에서 감사가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지난날의 나는 늘 2%를 더 채우기 위한 고지를 향한 삶이었다면 지금의 나는 내게 은혜 베푸시는 분들의 부어지는 은혜 안에서 내게 주어진 98%를 감사하며 사는 삶을 살고 있다.

천년 만년 살 줄 알았을 때 오늘 하루는 그냥 많은 날 중의 하루였을 뿐이었다면, 이제 내 인생의 남은 날을 계수하게 하시는 은혜 안에서 내게 주어진 하루 하루는 소중하지 않은 날이 없음을 알게 되었다.

열심히 살 때는 그것으로 내 인생을 채우려 했지만 그러나 언제나 미래를 위한 것이었지 현재는 없었다.

지금의 나는 매일을 살고 있다. 함께 먹고 함께 운동하고 함께 노래하고 함께 사랑하고, 내 삶에 함께 동행 해 주는 가족들, 친구들.... 이 사람들이 그 무엇보다 귀한 나의 소중한 재산임을 날마다 감사함으로 배워 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일상을 들으신 의사 선생님께서 비록 몸은 협응(協應)이 안 되어 치료를 받고 있지만 생활은 최고의 협응을 하고 계시네요 하신다.

그렇다. 나는 그 어느 때보다 함께 어울리고 함께 사는 삶을 즐거워하는 사람이 되었다.

옛날 TV 선전인가에서 ‘혼자서도 잘 해요’ 하는 문구가 있었는데 힘이 있었을 때의 나는 혼자서 잘 사는 것을 자랑으로 여겼다.

그러나 인생의 한계를 알게 되니까 주어진 시간 안에서 정말 해야 할 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함께 하는 것임이 알아진다.

 

내게 병이 왔음을 알고 아들아이가 교회 홈페이지에 이런 글을 올렸다.

‘......이 세상 누구도 늙는 것을 피할 수 없고 병을 막을 수도 없으며 육신이 상하고 후패하는 것을 어떻게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육신은 후패하나 영은 날로 새로워진다는 말씀이 우리를 구원합니다.......

육은 하릴없이 후패하지만 영으로 사는 인생은 육신의 후패함에 개으치 않는 것입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더 오래 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인데 육신의 시간에서 자유로운 인생은 영원히 사는 것과 같습니다......’

아들아이의 말대로 나는 상해가는 육신을 사는 사람이 아니라 날마다 새로워져 가는 영을 살아내는 사람으로, 참 자유자로 살고 있다.

내 인생의 1막을 끝내시고 새롭게 2막을 여신 하나님.

함께 있어서 행복한 세계를 알게 하시기 위해, 멈출 수 없는 내 인생에 STOP 사인을 보내셨음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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