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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보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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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보금자리

효성 가요교실 김영환

남으로 향한 거실창 너머로 시월의 늦가을 햇살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오후입니다. 소리 없이 스며드는 가을 햇살의 고즈넉함에 그냥 흠뻑 젖어보는 시간, 고희를 넘긴 우리 내외는 햇살의 체온을 느끼며 조곤조곤 나누는 이야기가 깊어집니다.

의성군 오지마을, 춘산면에서도 가장 오지마을인 오목동에 시댁이 있었습니다. 46년 전 결혼식을 올린 후, 시댁으로 신행을 가던 겨울날이었습니다. 물이 꽁꽁 언 개울을 건너 작은 초가집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첩첩산중으로 시집 온 생각에 잠시 눈물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8남매의 맏며느리로 박봉의 월급으로 생활조차 어려운 가운데서도 단칸방을 세 얻어 산골에서 중학교 졸업 후, 대구로 고등학교 유학을 나온 시동생 셋을 차례차례 뒷바라지를 하여 학업을 마치게 하였습니다. 시동생 뒷바라지에 아이들 키우느라 저는 매일매일 힘든 나날을 보내었습니다. 종가집 종부로서의 삶이 시작된 것입니다.

이렇게 시작한 결혼생활과 함께 2남 1녀를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며 정성을 다한 덕분인지 이젠 어엿한 사회의 중추적인 인물로 성장하여 안정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 부부에게 보람과 긍지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저는 자식들의 버팀목에 안도하여 보람을 느껴 만들어진 행복만이 아닙니다. 가을 햇살 속에 도란도란 이어지는 대화가 또 하나의 행복이라고 느껴지며 이것은 내 마음 속의 작은 행복입니다. 손주들의 커가는 모습, 효성가요교실에서 청아하게 울려 퍼지는 합창의 선율 속에도 울렁대는 가슴으로 전해지는 행복의 다발에 젖어봅니다.

너무나도 쉽게 남발되는 행복이란 말들... ...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라고 묻는다면 누구나 쉽게 답을 할 수 없습니다. 행복은 한 가지가 아닌 여러 가지를 찾아보아야 합니다.

저의 행복론은 행복은 멀리 있지 않고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만 닿으면 주워 담을 수 있는 행복의 실체를 우리는 자꾸 먼 곳에서 찾으려 합니다. 행복은 쌓아올림보다 행복해서 쌓아올릴 때 더 값집니다. 아무리 성공하고 이루었다 해도 행복하지 않으면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습니다. 행복을 느끼고 열심히 하면 이루어지고 채워지고 쌓아 올릴 수 있습니다. 행복의 바탕에서 이루어진 성취는 오랫동안 유지되고 생명력을 발휘합니다. 서로서로 행복을 나누어가는 행복의 전파는 다른 사람에게도 긍정의 힘과 기쁨을 선물합니다. 행복은 아름답고 유익하고 건강한 것입니다. 행복은 순간에서 영원으로 평생 동안 늘 함께 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노년의 삶에서 느끼는 행복은 자녀들이 떠난 텅빈 자리를 메우려고만 합니다. 그것은 잘못입니다. 그래서 법정스님은 ‘텅빈 충만’이란 표현을 하셨습니다. 노년에는 채우는 삶도 있지만 비우는 것을 잘 해야 행복이 찾아옵니다. 행복해지고 싶다면 비우고 정리하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더욱 부드러워지고 너그러워지며 배려를 하면서 노년의 삶이 풍요로워집니다.

행복을 느끼지 못 하면, 자신이 바로 특별한 존재가 아님을 알게 되면 인생에서 괴로운 문제들이 대부분 사라지게 됩니다. 때로는 행복의 마음가짐이 흔들릴 수도 있으나 그저‘하늘이 내게 허락한 것이 이 만큼이구나’ 하는 충만을 깨닫게 되면 행복은 다가오게 됩니다.

흐르는 세월에 몸을 맡기고 ‘텅빈 충만’을 떠올리며 푸른 창공에 행복의 파랑새를 띄워 봅니다.

시월 늦가을 하늘이 너무나도 맑습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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